많은 아이들이 개를 좋아하고 개와 쉽게 친해지지만, 모든 아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툭하면 “컹컹!” 짖어 대는 커다란 개라면, 내가 먼저 가서 손을 내밀 수 있을까? 《못된 개가 쫓아와요!》는 이렇게 무섭고 사나울 것 같은 옆집 개 컹컹이와 꼬마의 이야기이다. 아이는 개를 따돌리기 위해 대나무 다리도 써 보고, 우산을 쓰고 날아가 보기도 하고, 고양이를 미끼로 써 보기도 한다. 하지만 나름대로 고심한 방법도 소용이 없자 아이는 곧 제일 좋은 방법을 찾아낸다. 바로, 컹컹이와 친구가 되는 것! 그러고 보면 스물네 쪽의 이 그림책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결코 만만치 않다. 어른들이 함께 읽는다면 또 하나 명심해 둘 메시지가 있으니, 꼬마의 입버릇대로 아이들은 정말 ‘금방 배운다는 것’이다. 그러니 고양이에게서조차 알아서 배우는 꼬마를 찬찬히 지켜보는 부모의 모습도 눈여겨볼만하다. 단순해 보이는 그림에 생동감을 주는 재치 있는 꼴라주도 놓칠 수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컹컹이와 아이가 친구가 되기 전후의 상황을 한눈에 설명해 주는 깜찍한 면지도 꼭 놓치지 말자.

옆집 개 컹컹이는 정말 못됐다. 트럭이고 구름이고, 보는 대로 짖는 컹컹이가 나는 정말 싫다. 나는 컹컹이를 따돌리기 위해 대나무 다리도 구하고 우산을 타고 하늘을 날기까지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뒤에서 나를 비웃는 컹컹이를 보고 있자면 여간 자존심이 상하는 게 아니다. 심지어는 컹컹이 때문에 데려온 고양이까지 컹컹이와 친구가 되어 버린다. 이 때 반짝! 나한테 정말 근사한 생각이 떠오른다. 고양이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컹컹이와 친구가 되는 것이다! 무서운 개와 친구가 되는 길은 물론 멀어서, (그림만 봐도 그 길이 얼마나 먼 지 알 수 있다) 시도는 매우 조심스럽지만, 컹컹이가 내 손의 뼈다귀 과자를 집어가고 내 손과 얼굴을 핥아주면서 우리는 친구가 된다. 멋진 내 친구, 컹컹이. 누가 못됐다고 그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