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사진과 그림을 통해 '읽는' 역사에 그치지 않고, 눈으로 직접 '보는' 역사를 추구하는 시공 아크로 총서 제3권이 나왔다. 3권은 베토벤의 나라 독일의 역사를 다뤘다. 이 책은 한 학자에 의해 단행본 형식으로 쓰여진 독일 통사로, 독일이 가지고 있는 복잡다단한 문제와 현대사의 쟁점들을 일관된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독일은 루터와 구텐베르크 그리고 바흐와 괴테와 같이 지적이고 교양 있는 인물들을 길러낸 나라이다. 그러나 영국이나 프랑스에 비해 국민적 통합과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오늘의 독일로 통일된 것도 19세기에 이르러서다. 또 나치즘이라는 국가사회주의 때문에 엄청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마틴 키친은 이 책에서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유럽 연합을 만들어 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 독일 역사의 모순점과 저력에 대해 밝힌다.
이 책은 독일 역사의 시작부터 통독까지의 독일 역사 전반을 서술하고 있다. 즉, 독일 민족국가의 성립 및 전개 과정 등 독일의 실체를 독일 역사 속에서 추적하고 있으며, 독일 생성 이전의 유럽 고대사와 중세사를 거시적으로 조명함으로써 독일의 역사를 유럽의 테두리에서 보도록 한다. 아울러 독일 역사와 통일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주요 인물들의 활약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정치사적 연대기에 그치지 않고 경제사, 사회사, 문화사 등의 관점이 골고루 투영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정체성조차 없었던 독일이 통일을 이루고, 강한 민족성을 이루게 된 근본적 배경과 역사적 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 또 근대적인 경제 발전이 근대적인 정치 체제나 사회적 가치관을 형성하지 못했던 독일 역사의 특징인 경제와 정치의 불협화음 문제에도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나치즘의 뿌리가 되었던 역사적, 문화적 토대를 자세히 살필 수 있다. 200여 컷 이상 되는 컬러 사진과 그림, 본문과 관련된 상세한 지도는 이 책을 보는 또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