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리쥬스키는 평범한 십대 소년이다. 자기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운동을 제일 잘하거나 뛰어나거나 똑똑하거나 멋진 건 아니지만 친구들이 있고, 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사랑이 넘치는 아버지가 있고, 그리고 만화책을 광적으로 좋아한다. 그러다 점점 데이브는 슈퍼 히어로 만화 속 세상이 자신의 따분한 인생보다 나아 보이기 시작한다. 왜 몇 년이나 공부해서 싫어하는 직업을 얻어야 하는가? 왜 제도에 굴복해야 하는가? 왜 남을 돕는 선행을 하면 안 되는가? 이것이 데이브 리쥬스키가 인생을 바꾸기로 결심하고 코스튬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세계 최초 현실 슈퍼 히어로 킥애스가 되어 길거리로 나서던 날 스스로에게 한 질문이다. 이 뉴욕의 고교생은 처음엔 악당들을 찾아 지붕 위를 뛰어다니고, 뒷골목에 몰래 숨어드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지만 그저 보여 주기 위해 슈퍼 히어로 옷을 입은 건 아니었다. 그는 자신과 주변에 변화를 가져오고 싶었다. 머지않아 그는 범죄자들과 맞서며 자신의 안전을 시험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불행히도 데이브는 왜 아무도 슈퍼 히어로가 되려 하지 않았는지를 지나치게 빨리 알아 버린다. 산전수전 다 겪은 뉴욕의 범죄자들은 이제 막 히어로가 된 킥애스로서는 너무 버거운 상대였다. 데이브 리쥬스키는 자신이 하려는 일이 바보 같다는 걸 안다. 그는 이 일이 위험하며 매우 잔혹한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 유포된 영상 덕분에 킥애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그를 모방하는 슈퍼 히어로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하자 소년은 이 생활에 중독되고 만다. 그것이 위험을 동반한다 할지라도. 아니, 어쩌면 바로 그 위험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