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보장군》은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 그저 한바탕 신나게 웃어 넘기면 그만인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옛이야기에는 이런 이야기가 많은데, 이것은 고단하고 힘든 삶을 재미난 이야기로 잠시나마 잊고자 하는 조상들의 지혜롭고 슬기로운 생활상을 반영한 것입니다. ‘웃기는 이야기’들을 보면 ‘바보 이야기’, ‘지혜 있는 사람 이야기’, ‘간사한 사람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보 이야기’는 주인공의 바보스러운 행동과 말이 배꼽 빠지도록 웃음을 주는 이야기이고, ‘지혜 있는 사람 이야기’는 재치와 말솜씨로 기상천외한 생각을 해내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간사한 사람 이야기’는 남을 골탕먹이는 것을 즐기는 약삭빠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먹보장군》은 이 가운데 ‘지혜 있는 사람 이야기’에 속합니다. 주인공 ‘먹보장군’의 지혜와 재치가 넘치는 활약을 아이들이 유쾌하게 듣고 즐길 수 있습니다.

옛날에 한 총각이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 총각은 한 끼에 한 솥씩, 하루에 밥을 세 솥씩이나 먹는 먹보입니다. 덩치는 장군감이라 사람들은 총각을 ‘먹보장군’이라 불렀지요. 그런데 먹보장군은 밥만 많이 먹지, 힘은 없어 지게 하나 제대로 지지 못합니다. 하지만 지혜와 재치가 뛰어나 못된 사냥꾼을 몽둥이로 내리치고는 새끼손가락으로 튕겼다고 큰소리쳐서, 사냥꾼의 나쁜 버릇을 고칩니다. 그러다가 호랑이를 잡아 달라는 사냥꾼의 부탁에 힘없는 게 들통날까 봐 거절도 못하고 뒷산으로 올라갑니다. 그런데 달려드는 호랑이들이 무서워서 똥을 싸지요. 그 바람에 호랑이를 물리치고 댓가로 많은 재물까지 얻어 행복하게 삽니다.

《먹보장군》은 이야기의 줄거리만으로도 익살과 유머가 넘칩니다. 밥값을 내지 않고 손님을 두들겨 패던 사냥꾼이 먹보장군의 말 한마디에 속아 넘어가는 모습이나, 덩치 큰 호랑이 얼굴에 먹보장군이 마구 똥을 싸 버리는 장면에서 아이들은 웃음보가 터질 것입니다. 또한 밥만 많이 먹고 힘없는 먹보장군이 힘세고 무서운 존재들을 넘어서는 과정은 시원하게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재미를 줍니다. 모두 먹보장군의 재치와 유머, 그리고 지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아이들이 어려움에 닥쳤을 때,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하여 기지를 발휘하라는 교훈을 줍니다. 흔히 사람들은 어려움에 닥치면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딪쳐 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못난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진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던 먹보장군이 재치를 발휘하여 큰일을 해낸 것처럼, 사람들은 누구나 한 가지씩 남보다 뛰어난 점이 있습니다. 부모님은 아이가 잘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아이가 잘할 수 있게 자신감을 심어 주고 믿어 주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최인학 (아동문학가·인하대학교 명예교수)



- 옛이야기의 원형 그대로!
-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 엄선!
- 옛이야기의 맛이 살아나는 입말체
- 옛이야기의 반복 구조를 통한 우리말의 묘미!
- 국내외 정상급 화가들이 참여한 완성도 있는 그림
- 부모님이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의 작품 해설